바야흐로 2012년 겨울, 회사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제주도로 워크샵 간대.’ ‘한라산 올라간다는데?’
매년 스키장으로 떠나던 워크샵을 제주도로 간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래 제주도 좋지. 음…? 겨울 제주도?! 그것도 한라산?!
겨울 내내 눈이 덮여 있고 날씨가 변화무쌍하며
전문산악인도 혀를 내두른다는 해발 1950m 남한 최대의 산 한라산 말인가.
평소 운동도 잘 안하고 모니터 앞에 앉아만 있던 우리가 한라산 등반을?
며칠 뒤… 위크샵 안내문이 올라왔다.
2013 워크샵 ‘제주도 한라산 정복 프로젝트!’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 아니니 만발의 준비를 하세요!’란 문구와 함께...
우리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차근차근 몸과 마음의 준비를 시작하였다.
김해공항에서 제주도에 도착하는 시간 단 40분.
초고속으로 제주도에 도착한 우리는 제주도의 푸른빛 바다를 볼 겨를도 없이 바로, 워크샵 행사에 돌입했다.
STEP ONE. 단합대회
A,B,C,D 각 4팀으로 나눠 총 3경기를 진행.
합계 점수가 가장 높은 팀이 우승하는 방식이다.
첫번째, 제주도 방언퀴즈!
혼저옵서, 하영봅서, 쉬영갑서, 검절매레안갈꺼과, 비바리덜 곱들락 호고 놀씬하우다
이건 뭐 단어를 보고 유추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다.
평생 듣도 보도 못한 어려운 제주방언에 당황했지만 눈치코치로 방언 맞추기 대성공!
두번째, 오감만족 게임!
상대방의 얼굴과 몸을 만지고 누군지 알아내는 게임
약간 낯간지럽긴 했지만 더듬더듬 서로의 얼굴과 몸을 만지며
귀신같이 상대방 맞추기 성공!
세번째, 몸으로 말해요.
단어를 몸짓으로 설명한 뒤 팀원이 맞추는 게임
난이도 下 짱구를 시작으로 싸이, 굼벵이, 자유의 여신상, 싱크로나이즈.
설명하기 대략 난감한 북극곰, 첩첩산중, 추수감사절까지 정말 온몸으로 말했다!
STEP TWO. 비전만들기
각 팀별로 나눠 꿈과 비전 만들기!
새해를 맞아 새로운 꿈과 비전을 향한 우리들의 도전을 담아 발표를 진행하였다.
‘고객의 심장을 뛰게 하는 디자인’, ‘명품 상담을 통해 고객만족을 실현’,
‘99℃의 열정을 끌어올릴 1℃의 기적의 탄생’, ‘다른 사람들의 꿈을 모아 더 큰 꿈을 실현’
우리 회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멋진 비전과 꿈이 공유되었다.
STOP 여기서 잠깐! 제주방언퀴즈 정답?!
1. 혼저옵서 → 빨리오세요.
2. 하영봅서 → 많이보세요.
3. 쉬영갑서 → 쉬어서 가세요.
4. 검절매레안갈꺼과 → 김매러 안가실겁니까.
5. 비바리덜 곱들락 호고 놀씬하우다 → 처녀들도 곱고 날씬하군요!
STEP THREE. 장기자랑 & 바비큐 파티
워크샵의 하이라이트인 신입사원들의 장기자랑이 진행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비큐 파티를 즐기며 워크샵의 첫날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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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기상, 7시 상판악 휴게소에 도착 등산할 채비를 갖추고 드디어 한라산 등반이 시작되었다.
하얗게 펼쳐진 한라산의 절경을 배경으로 하하호호 웃으며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한라산 그까이꺼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점점 시간이 지날 수록 다리에 힘이 풀리고 뒤쳐지기 시작했다. 거친 숨을 몰아 쉬며 눈 덮인 한라산을 한발자국씩 올라갔다. 등산은 나와의 싸움이라 했던가.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은 한라산 정상을 향해 묵묵히 걸었다.
TIP! 겨울 한라산 정상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진달래 대피소에 12 전까지 도착해야 한다. 이후 도착한 등반객들은 통행의 제한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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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라산의 절반인 진달래 대피소 도착!
미리 싸온 김밥과 대피소에 구입한 컵라면으로 눈 밭 속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피난민처럼 둘러 앉아 먹는 김밥과 라면은 꿀맛이었다.
잠시의 휴식을 뒤로 하고 다시 한라산 등반길에 올랐다.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과 주룩주룩 흐르는 땀방울을 닦으며,
드디어 한라산 정상에 도착! 그토록 보고 싶었던 백록담을 볼 수 있었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백록담은 한라산을 등산할 이유를 말해주기 충분했다.
운이 좋게도 좋은 날씨에 탁 트인 백록담을 시원하게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낙오자 없이 모두 등반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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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우리의 워크샵은 한라산 전원 등반 성공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다.
지금도 다리가 욱신거리긴 하지만 어디서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얻었다.
아름다운 설경의 한라산, 길고 길었던 산길, 함께 오른 동료들의 숨소리...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기운 그대로 2013년 파이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