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미리보기] 나는 흔히 말하는 크리스챤이다. 믿음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그런 개신 교인은 아니지만 나름 모태신앙에 의한 천주교집안 사람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주일이면 바쁜 일도 없이 집에서 뒹굴 거리다 미사를 곧잘 빠지는 나일론 신자가 되어버렸다. 봉순이 언니, 고등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베스트셀러를 쏟아내는 공지영 작가 역시 나일론 신자였다는 이 책의 서두부터가 참으로 마음에 들었었다. 나 혼자만 생각하는 작가와의 공감이랄까? 수도원이라 하면 엄숙하고, 조용하고. 거룩한 그런 분위기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20대 초반에 아무것도 모르고 수녀회에 성소자(신부나 수녀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자)피정이라는 것을 1년여 다닐 때 치마에 옷 핀 꼽고 우리와 함께 율동하고 정말 거리낌 없이 박장대소하는 수녀님들의 모습을 본 후로는 수도원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