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 워크할 때 유의해야 할 점 5가지
리모트 워크는 어차피 사람을 다루는 인사 관리 방법의 하나이다. 일에 대한 재해석이기 때문에 비즈니스의 특성, 조직 문화의 적합한 제도 도입이 수반되어야 한다. 통근시간 절약, 사무실 임대비용 절감 등의 명분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일하는 방식은 충분한 교육과 테스트를 통해 가장 현실적인 부분부터 선별적으로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업무와 개인 시간의 경계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
리모트 워크는 업무 효율 증대 효과가 뚜렷하지 않고 일과 쉼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과로가 커진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조사한 결과 사무실 밖 근무는 생산성은 향상되나 업무 시간이 길어지고 사생활의 혼재가 일어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재택근무자의 절반(50%)이 일요일에도 근무를 했다.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비율도 40%로 사무실 근무(20%)에 비해 두 배나 많았다. 워라밸처럼 일과 사생활이 분리해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워라인으로 일과 사생활을 통합해서 어떻게 조화롭게 일과 사생활을 영위할 것인지 성찰해야 한다.
둘째, 집에서는 어쩔 수 없이 집중도가 감소될 수 있다.
리모트 워크는 일과 삶이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업무에 방해될 수 있다. 실제로 전업작가들은 자택에서 벗어나 집필실을 별도로 가지고 있다. 작가들이 집필실을 가지려고 하는 이유는 글쓰는 일을 할 때 오히려 집에 있으면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자녀 양육문제나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식구들의 눈총을 받을 수 있다. 일에 몰두하기 위해서 집필실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작가에게 지원하는 공간으로는 강원도 백담사 만해마을과 원주의 토지문화관, 서울의 연희문학창작촌이 대표적이다. 제주의 마라도 창작스튜디오의 컨셉은 아예 ‘자발적 유배의 시간’이다. 조선시대 최대 유배지였던 제주에서 자발적이고 한시적인 유배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
셋째, 장기간 대인관계가 줄어드면 외로움과 책임감이 커질 수 있다.
리모트 워크는 분명 출근하지 않아도 좋았지만 그만큼 혼자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많이 온다. 동료들과 물리적으로 분리되어서 장기간 직접 대면하는 기회가 줄어들고 심리적 외로움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커피 한잔, 점심 식사도 혼자다. 특히 ‘나 홀로’ 거주하는 싱글족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또한 재택근무가 일반화 될 경우에는 출퇴근, 근무 시간 보다는 개인이 만들어 내는 업무성과물을 중점적으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일하는 시간을 자율적으로 하되, 결과물을 혼자 책임의 짐이 커질 수 있다.
넷째, 화상 회의 중에 불쑥 아이 때문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
리모트 워크로 화상 회의를 하는 도중에 불쑥 아이들이 출연하는 장면이 많다. 집에서 근무할 경우 발생한 변수가 많고 복잡해진다. 원격 근무나 재택 근무 전환을 할 때 가정 환경에 대해서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꽤 많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독립적 직무나 그렇지 않은 직무 등 자신이 하는 직무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다.
다섯째, 일을 대충한다고 생각할까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리모크 워크는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일한다. 이메일이나 채팅, 협업 툴 등은 실시간이 아니라 시간차가 있기 때문이다. 솔직한 느낌이나 개인적 생각이 잘 전달되지 않아서 오해의 소지도 많다. 리모트 워크는 업무의 자율성 보장, 성과에 대한 책임, 일과 사생활의 통합, 부부 사이의 가사 분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 리모트 워크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기회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리모크 워크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면 미팅을 하지 않아도 업무엔 지장이 없고 반드시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깨달았다. 리모크 워크는 비용 절감을 명분으로 `사무실의 붕괴`로 이어지고, 탈사무실, 탈도심화,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불러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