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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전문칼럼] 사해행위(詐害行爲)취소소송이란?

 

[변호사 전문칼럼]

 

 

 

사해행위(詐害行爲)취소소송이란?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채권 담보를 위해 채무자 소유의 유일한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는데 이후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가 근저당권을 설정한 채권자를 상대로 근저당권설정행위가 잘못되었으니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근저당권설정등기도 말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한다면 어떨까?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소송을 제기 당했을 때 근저당권을 설정한 채권자의 첫 반응은 “내가 채권자로서 내 채권 담보를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했는데, 이게 뭐가 잘못이야? 내가 채무자와 짜고 재산을 빼돌린 것도 아닌데 이게 소송이 되나?”이다.

그런데 그 생각이 맞을까? 정답은 “틀렸다”이다.
그 이유가 뭘까? 그건 바로 민법에서 채권자취소권이라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채권자취소권이라 함은 채무 초과 상태에 있는 채권자가 자신의 재산을 채권자 중 한명에게 담보로 제공하거나 처분하는 경우 그러한 행위를 다른 채권자들을 해치는 행위로 보고, 다른 채권자들로 하여금 그 법률행위 자체를 취소시키고 원래 상태대로 돌려놓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렇다면 만약 위 사례에서 근저당권을 설정한 채권자가 채무자가 채무 초과 상태였는지를 몰랐다면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을까? 결론을 얘기하자면 “어렵다”이다.

 

즉, 법원은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담보를 제공받은 자 또는 부동산을 매수한 자가 채무자가 채무 초과 상태인 것을 알면서도 담보를 제공받았거나 부동산을 매수한 것으로 추정(推定)하기 때문에 이 경우 오히려 담보를 제공받은 자 또는 부동산을 매수한 자가 채무자가 채무 초과 상태에서 담보를 제공하거나 부동산을 매도한 것을 몰랐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입증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변호사로서 이런 답변을 하면 의뢰인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도대체 무슨 이런 법이 있느냐? 세상에 내가 채무자와 짜고 재산을 빼돌린 것도 아닌데 이게 말이 되느냐?”이다.

법이 채권자취소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채무자에게 다수의 채권자들이 존재하는 모든 채권자들이 최대한 평등하게 변제를 받도록 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으므로 그 입법 목적 자체는 매우 타당하다.

 

입법 목적 자체도 타당하다면 도대체 문제는 뭘까?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문제는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담보를 제공받거나 부동산을 매수한 자의 악의(惡意)를 추정하고, 오히려 그 반대되는 사실, 즉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재산을 처분하였고, 그로 인해 다른 채권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에 대한 입증을 담보를 제공받거나 부동산을 매수한 자로 하여금 하게 하는데 있다고 본다.  

 

법원 입장에서는 사람들의 마음 속 생각이나 의도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만약 사람들의 마음 속 생각이나 의도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채무자로부터 담보를 제공받거나 재산을 취득한 자가 “나는 전혀 그 내용을 몰랐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게 되면 사실상 채권자취소권을 인정할 실익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많은 고심 끝에 담보를 제공받거나 재산을 취득한 자에게 그에 대한 입증을 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 자체가 바람직한 것인지 아니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이런 법원의 판단으로 인해 정말 억울한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 법원의 판단 기준 자체도 바뀌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