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 테러리스트 – 요원수첩에서 배운다!]
1.관점의 전환
정보국 요원은 상대방에게 돌아갈 이익과 손해를 판단하기 위해 늘 타인의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 우리 모두 세상의 중심은 나이고, 나를 위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믿고 있다.
말은 쉽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극도로 힘든 요구 사항이다. 실제로 그렇게 되기까지는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정보국 요원들조차도 상당 기간 훈련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가 세상의 중심은 나이고, 나를 위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웃집에서는 대체 왜 울타리 높이가 2.5미터가 아니라 4미터가 되어야 서로가 더 행복한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나는 그 이웃이 답답해서 미친다. 담장 높이가 너무 낮으면 서로 불편하다는 걸 왜 이해하지 못할까? 잠깐, 혹시 이웃 집에선 담장 높이가 낮아야 오히려 더 편안하다고 느끼는 걸까? 이런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 지금 이 순간 내가 놓여 있는 입장만 옳다고 우겨서는 문제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의 입장은 끊임없이 바뀌고, 그렇기 때문에 단 한 가지 입장만 옳다고 주장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출근길에 잠시 어느 상점에 들러 지난번에 구입한 물건을 다른 물건으로 교환하려고 한다. 그런데 판매원은 단호하게 그 물건은 교환이 안 된다고 선포한다. 기분이 나쁘다. 여기까지는 내가 고객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두 시간 뒤, 우 리 회사에 업무를 위탁한 고객에게 우리 회사는 전표 발행을 하지 않는다고 몇 번이고 설명하지만, 그 고객이 큰 소리로 자기 입장만 고집하는 일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혹은, 나는 아침마다 차로 출근하는데, 자전거들 때문에 제대로 우회전을 할 수 없어서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퇴근 후면 나도 자전 거를 타고 수영장으로 향하고, 그러면서 자전거를 기다려주지 않고 쌩쌩 달리는 차량들을 욕한다. 이 경우 누가 옳을까? 내가 차를 몰 때에는 차량 이 옳고 자전거를 탈 때에는 자전거가 옳다는 식의 이중적 잣대는 결코 바 람직하지 않다. 그때그때 입장이 달라질 때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놓여 있는 입장만 옳다고 우겨서는 문제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며 상대방의 입장에 서봐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의 행위가 그다지 악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다.
■ 뛰어난 요원은 자유자재로 시점을 전환할 수 있다
나 개인적으로는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 때면 일단 숨을 고르고 1부터 10까지 센다. 그래도 진정이 안 될 때면 100까지 센 다음에 반응을 보이는데, 의외로 그 간단한 방법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뛰어난 요원은 자유자재로 시점을 전환할 수 있다. 상대방의 행동 뒤에 숨은 동기를 파악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고,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요원은 결코 감정 테러리스트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지 않는다.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보다는 그 뒤에 숨은 동기에 더 집중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동기를 간파하기만 하면 상대방의 행동을 해석할 수 있고, 행동의 배경을 알고 나면 상대방이 하는 행동들에 대해 좀 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