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늘 열심히는 하지만 과정과 결과가 좋지 않은 이대리와 프로젝트 시작단계에서부터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일정 및 프로젝트 결과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늘 좋은 결과를 내는 나대리. 이대리와 나대리의 업무진행 과정에서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알아보자.
■ 이일로 대리, 중요한 업무를 맡다.
이틀간의 연휴가 끝난 월요일 아침, (주)모두다유통 마케팅팀 이일로 대리는 지하철에 몸을 싣고 출근을 한다. 오늘따라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지하철이 자꾸만 멈춘다. 집에서 여유있게 출발했는데 벌써 9시 10분 전, 지하철이 역에 정차하자마자 쏜살같이 달려나간다. 가까스로 지각을 모면한 이 대리는 주간업무 보고를 시작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어휴, 오늘도 정신없이 바쁘군. 회의하고 전화 받다 보니까 벌써 점심시간이네.”
시계가 어느새 11시 50분을 가리키고 있다.
“이 대리, 잠깐 회의실로 좀 오게나.”
오삼희 팀장이 회의실 문을 열며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이 대리를 부른다.
‘오 팀장 표정이 진지한 것을 보니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대리는 뭔가 잘못한 일이라도 있는지 떠올려본다.
회의실로 들어가자 오 팀장이 이미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이 대리가 의자를 당겨서 자리에 앉는다.
“이 대리, 이번에 긴급 프로젝트를 맡아주어야겠어요.”
“예? 프로젝트를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태산 같은데….”
“이봐요, 이 대리. 이건 회사에 아주 중요한 일이예요. 이 프로젝트에 성공하면 승진에도 많은 도움이 될 텐데…. 정 여력이 안 된다면 할 수 없지요. 나프로 대리에게 맡기는 수밖에….”
오 팀장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이 대리와 라이벌 관계인 나 대리 얘기가 나오자 이 대리가 정색을 하며 말한다.
“아닙니다, 팀장님. 회사를 위해서라면 제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입니까?”
“지금 국내영업이 내수부진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겠지요?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고객관리시스템, 즉 CRM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그것도 당장!”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이라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닐텐데….”
그때 낯익은 목소리가 대답을 한다.
“물론 간단한 일이 아니지요.”
회의실 문을 열고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사장님이었다. 이 대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아… 앉아 있어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회사에서 거는 기대가 큽니다. 이일로 대리만 믿습니다.”
“네, 사장님. 열심히 일해서 이번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회의실에서 나온 이 대리, 자기 자리에 앉자마자 한숨을 쉰다. 사장님 앞에서 큰 소리 치긴 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누구 도와줄 사람도 없고…. 반대편 창가 쪽에 앉아 있는 나 대리도 자리에 앉아 뭔가 고민하는 것을 보니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은 모양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멋지게 완수해야 할 텐데….
“나 참, 어떻게 한다? 좋아 까짓 것, 나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 내가 누구야? 추진력하면 알아주는 이일로 아닌가! 밀어붙이는 거야!”
■ 이일로 대리 vs. 나프로 대리
“열심히 하면 되겠지. 일단 무조건 빨리 시작하는 거야. 몰아붙이면 다 되게 돼 있어.”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대리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확고한 다짐을 한다.
CRM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시간도 차츰차츰 흘러갔다. 이 대리는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고 있는 걸까? 이 대리의 혼잣말을 살짝 엿들어보자.
시작 일주일 째
“와! 해야 할 일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정신이 하나도 없네. 하지만 어쩌겠어. 닥치는 대로 해야지 뭐.”
시작 이주일 째
“아니 이 일은 관리부의 김 대리가 해주기로 했는데 어떻게 된 거야? 다른 부서들이 협조를 안 해주니 도무지 못해먹겠군. 참, 외부 개발업체도 선정해야지. 아! 김상훈 주임의 형님이 이런 쪽 일을 한다고 했지?”
시작 삼주일 째
“뭐야? 이건 벌써 끝나서 결과물이 나한테 넘어왔어야 하는 건데. 대체 뭣들 하고 있는 거야? 이게 안 끝났으면 다른 업무도 진행하기 어려울 텐데…. 아이고 왜 이렇게 복잡해?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아!”
프로젝트 종료시점은 다가오는데 일은 자꾸만 꼬여간다. 점검해야 할 일은 많고 다른 부서에서 해주기로 했던 일들은 진척된 것이 별로 없다. 거래처에서는 빨리 요구사항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고객지원팀에서는 아직 요구사항 분석이 끝나지 않았다. 매일같이 야근을 하지만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갈수록 수렁으로 빠져들어 간다. 반면, 다른 프로젝트를 맡은 나 대리는 별다른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나 대리의 혼잣말도 살짝 엿들어보자.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자, 우선 이번 프로젝트의 정확한 범위와 목표를 작성해 봐야지. 이렇게 하면 내가 해야 할 업무가 분명해질 테니까.”
업무분장을 하며
“범위와 목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나니까 내가 해야 할 업무들이 나오는군. 이 업무들을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세부업무추진구조도’를 작성해야겠군.”
책임분석을 하며
“이 프로젝트에 관련된 사람들이 각자 맡을 부분과 책임들을 분석해서 ‘책임분석표’를 작성해야지. 이렇게 하면 업무담당자들이 책임을 미루는 일은 없을 거야.”
일정관리를 하며
“프로젝트가 복잡한 만큼 일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 처음엔 힘들더라도 Critical Path와 PERT, 간트차트를 작성하면 일정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한 나 대리는 시간이 갈수록 프로젝트 결과물이 구체화되어 마치 하나의 조각이 완성되듯 그 끝이 보인다. 몇 달 뒤, 회의실에 이 대리와 나 대리 그리고 오 팀장이 앉아 있다.
“이일로 대리, 프로젝트 진행이 왜 이렇습니까? 일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잖습니까? 내용도 부실하고….”
“아, 그게… 다른 팀들이 너무 협조를 안 해줘서 일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열심히만 하면 안 됩니다. 다른 팀으로부터 협조를 받을 때는 전략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 대리는 아무래도 프로젝트 관리에 대해 교육을 좀 받아야겠습니다. 그리고 나 대리! 프로젝트 결과가 아주 좋군요. 사장님도 아주 흡족해 하셨어요. 계속 수고해 주세요.”
오 팀장이 나 대리를 격려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 대리의 표정에 절망감이 깃든다.
‘아… 이번에도 나프로에게 또 밀리는구나. 정말 열심히 했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 업무효율화 도구 5총사
김랜덤
“저희 팀은 업무가 많을 때는 일이 한꺼번에 몰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는 이 일 하다가 저 일 하고, 저 일 하다가 이 일 하곤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빠뜨리거나 실수하는 일이 생기게 돼요. 일도 더 늦어지고 말이예요. 일을 순서 있게 차근차근 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긴 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저혼자
“일을 쉽게 하기 위해 많은 직원들이 다 같이 일을 할 때가 있는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오히려 일이 더뎌지지 뭡니까? 차라리 저 혼자 하는 게 더 편한 것 같아요.”
이학습
“업무효율화 하면 바로 저희 팀장님이예요. 업무처리 속도도 빠른데다가 꼼꼼하셔서 너무 신기했어요. 그 비결이 뭔가 봤더니 여러 가지 분석표와 차트들을 이용하시는 거였어요. 일명 ‘업무효율화 도구 5총사’라고 하는데 뭔가 대단한 비법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지금 팀장님께 5총사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이예요.”
우리는 이제부터 ‘업무효율화 도구 5총사’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게 될 것이다. 업무효율화 도구 5총사란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5가지 도구로 WBS, 책임분석표, Pert/Critical Path, 간트차트, SWOT 분석표가 바로 그것이다. 이름만 들어서는 어디에 사용하는 도구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자주 발생하는 사례를 통해 각 도구들을 언제 사용하면 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가. 일정이나 예산계획 시에 업무가 누락되는 경우
이 부장
“이봐요, 김 대리. 보고서가 이게 뭡니까? 예산에 원재료 구입비가 빠졌잖아요. 게다가 일정도 서로 아귀가 안 맞아요.”
김 대리
“네? 그럴 리가? 꼼꼼히 한다고 했는데….”
나. 업무담당자가 명확하지 않아 업무를 서로 미루는 경우
이 부장
“프로젝트 진행이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25일까지 보고서 제출하라고 했는데 아직 초안도 잡혀 있지 않으니….”
김 대리
“네? 그건 제 일이 아닌데요? 나도해 씨, 자네가 하기로 한 거 아니었나?”
다. 일이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고 일정이 늦어지는 경우
나도해
“어디 보자, 이건 내일까지 해야 하는 일이니까 먼저 하고…, 아냐 홍보문안을 먼저 작성해야 해. 사장님이 굉장히 신경 쓰시는 중요한 일이니까 말이야. 아니지 아니야, 결산보고건을 먼저 해야겠구나. 어제까지 했어야 하는 일인데 못했으니… 아아… 무엇부터 해야 할지 나도 잘 모르겠다.”
라. 일을 계획한 날짜까지 끝내지 못하는 경우
사소해
“해도 해도 일이 끝이 없네. 뭐부터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토요일까지 모든 일을 끝내야 하는데 아직 한참 남았으니, 아~ 난 어떻게 해?”
마. 외주업체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경우
이 부장
“사소해 대리, 외주업체에 관한 보고서는 어떻게 됐습니까? 외주업체들마다 어떤 문제점이 있고 회사 업무에 얼마만큼의 효과를 주는지 비교해 보라고 했는데 어떻게 돼갑니까?”
사소해
“아, 저 그것이… 지금 외주업체도 일을 잘하고 있으니 그냥 거기 맡기는 게 어떻습니까?”
이 부장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이래서야 어디 일을 맡기겠습니까? 다시 해오세요!”
실제 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열심히 계획을 짜고 업무를 추진하더라도 이러한 일들을 종종 겪게 된다. 앞서 살펴본 업무효율화 도구 5총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먼저 일정이나 예산계획 시에 누락되는 업무가 많을 때는 이들 도구 가운데 세부업무추진구조도, 즉 WBS를 이용하면 되며, 업무담당자가 명확하지 않아 업무를 서로 미루는 경우에는 책임분석표로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일이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고 일정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PERT/Critical Path를 이용하면 된다. 또 일정을 계획한 날짜까지 끝내지 못하는 경우에는 간트차트를 작성하고, 외주업체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SWOT 분석표가 도움이 된다. 이러한 업무효율화 도구 5총사 각각의 역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WBS : 업무를 세부업무로 분류할 때 활용
- 책임분석표 : 세부업무의 담당자와 그 책임을 명확하게 분배할 때 활용
- PERT/Critical Path : 업무 소요기간과 업무의 순서를 정할 때 활용
- 간트차트 : 일정을 계획하고 관리할 때 활용
- SWOT 분석표 : 전략을 수립하거나 외주업체를 평가할 때 활용

1-1. 업무효율화 도구 5총사를 활용한 문제해결
이제 업무효율화 도구 5총사가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업무효율화것은 아니다. 연습에 연 도구 5총사를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습을 반복해야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이들 업무효율화 도구 5총사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