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을 아시나요?
갈수록 휴대전화의 위력이
커지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엄지 손가락이 다섯 손가락 가운데 말 그대로 으뜸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휴대폰 때문이다. 버스 안이나 지하철,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엄지손가락으로
끊임없이 휴대폰 문자를 주고 받거나 모바일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런 이유로 휴대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10-20대를
가르켜 '엄지족(Thumb
Tribes)'이라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통신사에 의하면 지난달 문자메시지 건수는 20억8616만 건으로
음성통화 건수 20억4669만 건을 앞질렀다. 그 이면에는 한 손으로도
간단히 문자를 송출할 수 있는 한글의 우수성 또한 감춰져 있다. 몇
개 안되는 자판으로 글자를 조립해서 그렇게 빨리, 많이 전송할 수 있는
문자는 지구상에서 찾기 힘들다
사회변혁을 이끌어내는 엄지족의
힘은 국내의 고등학생 입시정책시위의 연락이나 해외 필리핀의 경우 수십만
명의 시위대가 문자메시지로 서로 연락하며 에스트라다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근 발생한 스페인 열차테러 사건에서는 알카에다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엄지손가락을 얼마나 빠르게 움직여 휴대폰 자판을 두드리는 가에
따라 구세대와 신세대를 구분 짓기도 한다. 휴대폰 없이 못사는 엄지족은
기성세대와 다른 감성코드와 스피드로 무장하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의
대중화와 함께 떠오른 엄지족은 소비주체이자,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엄지족 마케팅까지 뜨고 있다.
10대
: 문자는 '일상'이다.
주로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지만 그 내용은 특별한 게 없다. 웬만큼
간단한 문자를 보낼 때는 아예 자판을 볼 필요도 없다. "남들
몰래 책상 밑에 휴대전화기를 놓고 문자를 보내려면 자판을 외워야 한다"며
"이젠 컴퓨터 키보드 치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고
한다.
이들이 하루에 쓰는 문자량은 어마어마하다. 최근 통신전문 리서치 회사
마케팅인사이트가 연령대별 문자 이용량을 조사한 결과 10대 응답자들
중 '한 달에 300건 이상 사용한다'는 경우가 60.2%나 됐다.
20대
: 문자는 '사랑의 메신저'다.
대학 때부터 이성 친구로부터 오는 문자로 야근에 대한 격려와 사랑을
전하기도 한다. 업무 중에 자꾸 전화를 걸면 역효과를 낼 수도 있기에
통화보다 문자가 유용하다. 다투고 난 뒤에도 문자가 좋다. 전화 통화를
하다 보면 마음에 없는 말을 하게 돼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지만
문자는 한번 더 생각하고 보내기 때문에 실수의 염려가 적다. 마케팅인사이트의
조사 결과 20대의 문자메시지 대상은 주로 동성 친구(26.8%)나
이성 친구(22.9%)였다. 40대의 경우 배우자(18.5%), 10대의
경우 부모님(16%)에게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30대,40대
: 문자는 '비지니스다'.
매일 어김없이 고객들에게 문자를 보낸다. 스팸 문자라고 불쾌해하는 고객도
있지만 문자를 보냈을 때와 안 보냈을 때 매출이 10%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SMS는 훌륭한 홍보 수단"이라고 말했다.
50대
: 문자는 '배움이자 즐거움이다'.
"손자들 답신이 오기까지 두근거리며 기다리는 시간이 즐겁다.
물론 50, 60대의 SMS 이용 건수는 아직 전체의 1~3%에 불과하다(SK텔레콤
6월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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